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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편지를 보냈다. 언제나 그랬듯 시로 시작해서 간단한 안부 정도를 묻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조금 틀려진 부분이 하나 있었다. " P.S. 편지가 도착하는 날, 밤에 전화할께요. 꼭~ 받으세요. From. K..Y..S.. " 용석이는 자신을 밝히고 싶었지만, 약자로 대신했다. 자신을 밝히기엔 아직도 용기가 부족한 것일까? 그건 아닌 듯 하다. 이미 그녀가 모든 걸 알고 있다고 그는 믿고 있었기에.. 전화를 걸면 " 용석이니? " 라는 그녀의 따뜻한 말 한마디를 그는 듣고 싶었기에.. 그날 밤은 쉽게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이리 뒤척이고 저리 뒤척이다가 끝내 용석이는 날밤을 새고 등교를 했다. 충혈된 눈으로 등교를 하니 반 친구들이 그를 보며 묻는다. - 1반 - " 너 어제 모했냐? 기말고사 몇일 안 남았고 밤새 공부했지? " - 용석이와 반에서 1~2등을 다투는 문수가 말했다. " 하~~~~암~!! " - 졸린 눈을 비비며.. 용석이는 잠을 못 자서 인지 그냥 하품을 한다. " 아냐~ 용석이 얘가 이래봐도 응큼한 놈이라니까 분명히 밤에 빨간책 보면서 흥분(?)했을꺼야." - 장난끼 심한 인화가 씨익 쪼개며 시비를 걸었다. 하지만.. " 나.. 졸려.. 선생님 들어오시면 깨워라 " 인화의 시비를 들은채도 하지 않는다. 인화가 머쓱해 하며, 용석이의 무반응에 불만이 있는건지 한번 더 용석이에게 시비를 건다. " 용석아 졸릴 때는 아침 운동이 최고야~ 나랑 운동장 한 바퀴 돌구 오자~! " - 이녀석~ 골려줘야지 몰로 골려주나? 이런 생각에 잠기며.. -.-;; " 음~~?! 그럴까? " - 아무런 생각없이.. 역시 용석이는 천사표의 마음씨.. 끙~ -.-* 학교 생활에 언제나 모범이 된 용석이 -.-* 수업 시간에 졸기가 싫어서인지 인화를 따라 운동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런데.. " 용석아 넌 계단으로 와라 난 난간 타구 내려가마. " " 야~ 위험해 그냥 계단으로 가자. " 용석이의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인화의 처절한 비명 소리가 들린다. " 우~~~윽~~~ 아아아아!!!!!!!!!!!!!!!!!!!!!!!!!!! " " 인화야? 왜 그래? " 가랑이 부분이 많이 찢겨져 나간 인화. 그(?) 틈으로 핏방울이 뚝~뚝 떨어 진다. 인화는 앉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서 있지도 못하고 엉거주춤한 자세 를 하고 있다. " 븅신~! 내가 모랬냐? 위험하다 했잖아! 샘통이다. " - 여지껏 인화에게 많이 당해(?)왔던 그라 인화의 그런 모습을 보고 확 쏘아 붙인다. " 으~~~ 나 못 걷겠다. 부축해 줘! " " 싫어! 혼자 잘해봐! " 말은 그렇게 했어도 용석이는 인화를 부축해서 양호실로 향한다. 그냥 가면 2분이면 도착하는 거리지만, 걷지 못하는 인화를 부축해 가느랴 15분이 되서 야 양호실에 도착했다. 문을 여니 천사 같은 양호 선생님과 악마 같은 교련 선생님(1반 담임)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 양호실 - " 어머~! 인화 다쳐구나. 어디야? 좀 보자. " - 무지 걱정하는 눈빛으로 양호 선생님이 말했다. " 허허~ 용석아 얘 왜 못 걸어? " - 교련 선생님답게 무툭툭한 어조로.. " 네! 인화가 난간을 타고 가다가 그만 엉덩이 부분을 다쳤나봐요. 얘~ 혼자서는 제대로 걷지도 못해요. " 용석이의 졸음은 다 달아나고, 죽마고우인 인화가 아픔을 겪고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많이 아픈가 보다. 그의 눈자위에 새하얀 이슬이 맺힌다. 인화 는 자기 잘못을 시인하고 있어서 인지 아무런 말도 못 한다. " 바지 벗어 보렴. " - 양호선생님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바지를 내린 인화! 팬티가 온통 피에 쩌러있고 아직도 핏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마침내 팬티까지 내린 인화! " 음 엉덩이 살이 많이 찢어졌군! 병원에 가야겠다. 인화는 나 따라 왓~! " - 교련 선생님이 시원스레 말했다. 그때 였다. 양호실 문이 열리며 용석이의 선배인 원영이가 들어왔다. " 저기~ 양호 선생님~! 우~~~~~~하핫~! 저 놈!! 후장 좀 보게나!! 크~~~하하하 " 원래 성격이 화통한 원영이라 그냥 대뜸 나온 말인데, 교련 선생님이 있어 개박살났다. 원영이는 양호 선생님에게 할 말도 채 못하고 교실로 갔고, 담임과 인화는 병원에 그리고 용석이는 졸음을 모두 떨쳐내고 교실에 와 공부를 열심히(?) 아니 전혀 못하고 지윤이 생각만 하게 된다. - 1반 - " 용석아 인화 많이 다쳤니? " - 친구들을 대표하듯 문수가 용석이에게 말했다. " 많이 다친 것 같아. 걔 혼자서는 걷지도 못해 엉덩이 살이 많이 찢어져서 꼬매야 할거 같아. " - 역시 죽마고우인 인화를 무지 걱정하는 용석이.. " 띠~리리리리~♪~♬~♩~ 띠~리리리리~♬~♪~♬~ " 수업종이 울리고 수업이 시작되었다. 반 아이들 모두 자기 자리로 돌아가 공부 할 채비를 했다. 하지만 모두 인화를 좋아한건지? 표정들이 장난이 아니다. 모두 걱정하는 빛이 역력하다. 이 시간은 무섭기로 유명한 권오윤 선생님의 수학 시간!! 그래서 그런지 모두들 공부하기 바쁘다. ' 지윤이가 오늘 편지를 받겠지? 아니 그보다 인화는 어떻게 됐을까? ' 지금, 용석이는 지윤이 보다 인화를 더 생각하나보다. 점심 시간 즈음에 인화가 왔다. 담임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온 인화~! 이제 좀 살거 같은지.. " Come Back!! 얘들아 나 왔다. " - 얼굴이 싱글 벙글인 인화. 그러나 여전히 자세는 엉거주춤이다. " 이야~ 호프~ 인화다! 야 이제 좀 괜찮아? " - 인화의 웃는 얼굴을 보고 안심을 한듯 문수가 말했다. " 엉덩이를 일곱 바늘 꼬맸어. 이제는 하나도 안아프다. " - 그래도 혼자서는 제대로 걷지 못한다. -.-;; " 그래? 일곱바늘이나? 많이도 찢어졌네!! " - 퉁명스럽게 용석이가 말했다. " 인화~ 너 앞으로 세븐싸인이다. 푸~하하 " - 잔머리(?)의 귀재 재혁이가 말했다. 순간 교실은 웃음바다가 되었고. 반 아이들 모두 인화의 엉덩이가 괜찮아 졌다는(?) 점에 기뻐했다. 하교길에 용석이가 인화를 부축해서 그의 집에 잘 바려다 주었다. 인화를 바려다 주고 집에 온 용석이.. 시계를 보니 시 침이 밤 10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 용석이의 방 - 용석이는 오늘 하루 인화때문에 지윤이 생각을 그리 많이 하지 못 했다. 그래서인지 집에 오기 바쁘게 지윤이 생각으로만 머리 속을 가득 채웠다. ' 편지를 받았을까? 나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지금 전화를 해 볼까? ' 그런 생각만으로 1시간을 보낸 뒤. 용석이는 결심을 한 듯 전화기에 손을 뻗었다. " 띠~띠~띠~- 띠~띠~띠~ ....................... " 아직도 용기가 안 나서 인지.. 마지막 번호를 누르지 못한다. 그러길 수차례.. 하지만 마침내.. " 여보세요. " - 지윤이의 이쁜 목소리가 들린다. " 저~~~저~~ 지~~~윤~~~이~~~네~~~~~~~죠~~~? " - 무지 떨고 있다. " 네. 그런데요? 누구세요? " " 저~~~~~~ 편~~지~~쓴 사~람~인~~데~~요. " " 네? 편지요? 아. 언니한테 편지 쓰신 분이군요. 운명이라고 꺄르르~! 잠시만요 언니 바꿔 드릴께요. " ' 음. 지윤이에게 여자 동생이있었구나. 지윤인줄 알았네~! ' " 여보세요? 용석이? " - 지윤이의 미소가 전화를 타고 오는듯하다. " 우~~~응? .................. " 이런 대답을 원하고 있던 용석이 아닌가? 하지만 말문이 막힌다. 사랑의 느낌을 처음 느끼는 그로서는 전혀 무리가 아니다. " 용석이 맞지? 고마워~! 편지들. 그런데 왜 말이 없어? 용석이 아니니? " - 약간 난감한 어조로 말한다. 용석이가 아니면 어쩌지? 하는 말투로.. " 응~ 마~~저~~ 나~~용~~~석~~이~~ 마~~저~~ " - 여전히 더듬거리며.. " 그래 너였구나. 나 너인줄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는데. 근데.. 오늘은 많이 늦은거 알지? 곧 있으면 자정이야. " " 으으~~응 그~랬~구~나...미~~안~~해~~...좋~~은~~꿈~~ 꿔~~~~~ " " 야~ 벌써 끊을려구? 그리고 너 말 많이 더듬는구나!! 나랑 같이 많이 다녀야 겠다. 내가 그거 고쳐 줄께~ ^^* " " 웅~ 그~~래~~ 고~~마~~워~~ 그~럼~~ 끊~~을~~께~~ " " 용석아 잠시만... " 용석이는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멍해져 있었다. 통화 마지막에 지윤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을까?에 대한 궁금증도 있지 만, 이 정도의 통화면 거의 성공적이라 볼수 있지 않은가?! ' 아~ 역시 알고 있었구나. 끙~ 이 두근거림은 뭐지? 역시 사랑인가? ' 용석이는 아직 사랑이라는 느낌을 감당 하기에는 너무 어렸다. 그리고 많이 모자라고 더군다나 시험을 앞 둔 상황에 무슨 사랑타령인가?! 하지만 이제는 혼자서 하는 짝사랑이 아니라 둘이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사랑으로.. 그 첫 단추가 잘 끼워진 샘이다. 내일은 지윤이를 보면 꼭 말을 걸어야지 하는 마음을 간직한 채 용석이는 달콤한 꿈나라로 간다. 오늘은 뎁빠롱 피곤한 하루였는지 그는 금새 잠에 떨어진다. 드디어 다음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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