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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창 밖을 보니 이슬비가 내리고 있다. 아침 일찍 잠에서 깬 용석이는 학교 갈 채비를 하고 학교로 발걸음을 옮겼다. 정문을 지날 무렵 저 만치 앞에 지윤이의 모습이 보인다. 그는 그녀에게 좀 더 다가가기 위해 발걸음을 빨리 했다. ' 핫! 지윤이다. 옆으로 다가설까? 인사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혹시~ 싫어하지는 않을까? ' - 순간 그의 머리 속이 복잡해 진다. 하지만.. " 지~지윤~~아~ 아~안~녕~? " - 옆으로 다가섰지만 고개를 푹~ 떨군채로.. " 앗! 용석이구나?! 일찍 학교에 왔네? " - 활짝 웃으며.. " 으~~응! 어~ 어~제는 미~미안~했~어 내~내가~ 넘~넘~늦~게~ 전~전~화를~~ 했~~지~~? " - 여전히 말을 더듬거린다. " 웅? 아니야. 조금 잔소리는 들었어도, 네가 전화해 줘서 고마웠어! 나 사실 무지 궁금했었거든. 너라는 것 같다라는 느낌은 있었지만.. " " ...... " " 근데 막상 너라는 사실을 알게되니까.. 으음~ 아니다 나중에 얘기 할께. 우리반 다 왔다. 먼저 간다. 안녕~! " " 그~그래! 아~안녕! " 끝이 흐린 지윤이의 말에 용석이의 마음에는 세찬 폭풍우가 몰아친다. ' 나라서 실망을 한 것일까? 내가 너무 못 나서? 아니야. 그럴 리가 없을거야. 절대 그럴 리가 없을꺼야. ' 이런 저런 생각에 용석이는 수업에 열중하지 못 한채, 문학 시간이 되 었다. 오늘은 '동백꽃'을 배우는 시간!! 동백꽃을 배우면서 그는 느낀 것이 많았다. 참으로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마음 속의 있는 말이 잘 안 나온다는 그리고 말을 하더라도 헛소리만 나온다는 선생님의 말씀에서.. ' 내가 지윤이를 많이 좋아하는 걸까? 휴~ 그애 앞에서는 왜 말을 계속 더듬는지? 사랑? 이 것이 그 원인일까? 끙~ -.-* ' 그렇다. 용석이는 지윤이를 사랑하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 어느덧 그의 마음 속에 있던 그 작은 불씨는 활활 타올라 커다란 사랑의 불길이 되었 으므로.. 모든 수업과 보충 수업 그리고 자율학습이 끝나고 집에 돌아왔다. 기말 고사가 코앞에 다가 왔지만, 책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그의 연습장을 보면 빽빽히 써 있는 것은 지윤이의 이름이요. 그의 머리 속은 영어 단어나 수학 공식이 아닌 지윤이의 영상으로 가득하다. " 띠~리리리~리 ♬~♪~♬ 띠~리리리~리 ♪~♬~♪ " " 여보세요? " " 용석이? 나 지윤이 " - 그녀의 미소가 전화를 타고 오는 거 같다. " 허~어~ 어? " - 놀라움과 기쁨을 함께 하며.. " 네 전화 번호 예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오늘에서야 전화하네! 내가 전화 하면 안되는건 아니지? " " 으~으~응? 아~아~니~야~ 고~고~마~워~! " " 아까 아침에 내가 하려던 말 있잖아. 그거.. 이름없는 편지의 주인공이 너라서 기뻤다구.. " " 아~!! 그~그~랬~어? " - 입이 귀밑까지 찢어진다. 끙~ -.-* " 아침에 하지 못한말 했으니, 이만 끊을께. 잘자고 이쁜 꿈 꿔! " " 으~으~응~ 그~그~~래 너~너~두~ 자~잘~~자구~ 조~좋은~ 꿈~꿔 " 짧은 통화였지만, 이 한 통화로 둘은 좀 더 가까워 진다. ' 내가 너무 걱정을 했었나? 휴~ 그래도 나라서 기쁘다니 다행이네. 아이 좋아!! ' 기말 고사가 끝나고 여름 방학이 시작되었다. 둘의 사이는 많이 발전한듯 편지와 전화가 오고 갔다. 그리고 그의 더듬는 말투는 이제는 없어진듯 하 다. 그녀에 대한 설레임은 한결 같지만, 그녀의 편안함에 그도 더이상 말을 더듬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지윤이는 용석이에게 놀이동산을 같이 가자고 제안한다. 용석이는 그 제안에 뛸듯이 기뻐하며 승락하게 되고, 드디어 둘만의 첫 데이트인 놀이 동산에 가는 날이 다가왔다. 새벽같이 일어나 만난 그 둘이 롯데월드에 도착하니 아침 9시경이였다. 방학 기간이라 그런지 놀러온 사람들이 꽤 많았다. - 롯데 월드 - " 지윤아~ 머 타구 시포? " - 얼굴이 싱글벙글이다. 그리고 이젠, 말도 전혀 더듬지 않는다. " 음~ 글쎄.. 근데.. 우리 모 좀 먹구 타는거 어때? 나 배고팡~ " " 웅? 그럼 그럴까?! " 새벽에 일찍 만나서 그런지 아직 둘은 아침도 먹지 않은 상태였다. 패스 트 푸드 코너에 가서 간단히 허기를 채운 후 둘은 바이킹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실은 지윤이에게 용석인 끌려갔다. 질질~! 끙~ -.-* " 후아~ 지윤아~ 줄 무지~ 길다. 우리 다른거 타자! 응? " - 표정이 디게 비굴하다. -.-;; " 음~ 별로 길지 않은데?! 조금만 기다리면 되잖아. 용석이 너 무서움 타는구나? 그치? " " 아냐. 아냐. 싸나이 무서움 없지.. " - 표정이 말이 아니다. -.-* 차례가 금방 돌아왔다. 한 50분 기다린거 같다. 끙~ -.-* 둘은 바이킹에 오르고 지윤이는 무서운 걸 좋아하는지 맨 끝자리에 눈을 돌린다. 그걸 본 싸나이 무서움 없는 용석이.. " 지윤아. 그냥 우리 중간에 타자. 응? " " 하하. 너 무서움 타지? 끝이 재밌어! 자아 가자. " - 용석이의 팔에 살짝 팔짱을 낀다. " 우~응!! 그래!! " - 지윤이의 행동에 순간 뻑가서.. 바이킹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부우우웅~~!!! 부우웅~~!!! 그리고 엉덩이도 뜬다. -.-* " 우~아아아악~!!!!! " - 용석이의 애처로운 비명 소리. 끙~ -.-;; " 용석아? 무서워? 난 재밌는데.. 눈 좀 떠 봐. " - 이 와중에석 용석이의 얼굴을 쳐다 보고 있다. " 우읍. 아냐. 전혀 안 무서워.. " - 여전히 두 눈은 꼭 감겨 있다. 그때 지윤이가 용석이의 손을 잡았다. 그녀는 그가 무서워 하는게 안스 러워 보였는지 그의 손을 꼭~ 잡아 주었다. " 이제 안 무섭지? 눈 좀 떠.. " - 계속 용석이의 얼굴만 바라 보고 있다. " 으으~ 응!! " - 지윤이의 따스하고 자그마한 손이 닿으니 무서움도 다 달아난 모양이다. 그가 눈을 떴다. o.O;; " 용석아 나도 너하고 같아!! ^^* " -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인다. " 응? 갑자기 무슨 소리야? " - 아직도 무서움이 남아 있는건지? " 이런.. 바보!! " - 그래도 여전히 그의 손을 잡고 있다. " 핫!! 진짜야? 네 마음이 나랑 같았다구? 지윤아~ 고마워!! " " 으~응~ ^^* " - 그녀의 새하얀 얼굴이 조금 붉어진다. 무서움(?)의 시간이 다 지나고, 둘은 출구로 향해 걸어 갔다, 여전히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로.. 이제 친구 사이가 아닌 연인의 사이로 발전한 걸까? 손 잡았다고 다 연인이 된다면, 지구 상에 솔로가 몇이나 될까? 끙~ -.-* 아무튼간에 둘은 이것 저 것 놀이 기구를 타고 오후 6시 즈음에 롯데월드에서 나와 집으로 향했다. 용석이는 지윤이를 집 앞까지 바려다 주고 밤 늦게 집에 왔다. ' 후아~ 이게 꿈이냐? 생시냐? 지윤이도 나를 좋아하는 구나?! 아~ 다행이다. 짝사랑이면 어쩌나 걱정했었는데.. 전화를 걸어 볼까? 아냐~ 밤이 늦었는데.. 편지나 써야겠다. ' - 여전히 아까의 그 기분에 취해 얼굴이 싱글벙글이다. 편지에는 "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소녀, 너에게 쓰는 158번째 편지. " 이렇게 시작해서 오늘 고마웠단 내용을 비롯해 이런 저런 얘기와 함께 항상 편지에 쓰는 사랑 고백 내용의 시를 적었다. 오늘은 그가 그녀를 생각하며 쓴 자작 시를 적었다. 그녀가 자기 마음을 몰라 줄 거 같다는 예감으로 쓴 시를.. " 그리움에게.. 내 마음을 외면한 그대이지만.. 난 그대 생각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답니다. 언제나 나를 대할 때면 무표정한 얼굴의 그대이지만.. 내 눈 속, 그대는 늘 웃고 있답니다. 내게 ' 좋다, 싫다. ' 이렇다할 아무런 말없는 그대이지만.. 내 귓가엔 항상 그대의 대답이 맴돌고 있답니다. 참말로 그대 하나만을 그리워하며 사랑하고 있는 나를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대는 눈 뜬 장님이였지요. 내 진실을 보지 못하는.. 그대의 굳은 마음을 녹여 그 창을 열기 위해 오늘도 한 편의 詩를 씁니다. 나를 잊지 마세요. 한 외로움이.. " 이날 이후 용석이와 지윤이의 사이는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보충 수업 시간이면 둘은 서로 얼굴 쳐다 보기 바빴고, 언제나 함께 등하교를 했다. 그렇게 이런 저런 일들이 많던 여름 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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