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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	(5) 아침 일찍 잠에서 깬 용석이는 새 학기의 첫 등교를 지윤이와 같이 하기 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한 후 집을 나섰다. 그녀 를 만나기로 한 장소는 버스 정류장이였는데, 10분이 지나고 다시 30분 이 지나도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그는 혼자, 쓸쓸히 등교를 한다. ' 지윤이가 왜 안 온거지? 나보다 먼저 등교를 했나? 약속을 1주일 전에 한거라 잊어 버린걸까? 혹시 아프기라도 한걸까? ' 지윤이의 소식이 궁금해 3반을 기웃 거리던 용석이는 그녀의 절친한 친구 지연이의 모습이 보이자 성큼 다가서더니 그녀의 안부를 묻는다. " 지연아. 오늘 지윤이 봤니? " -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 어? 용석이구나. 지윤이 아직 학교에 안왔는데?! " " 아~ 그러니.. 혹시.. 넌 무슨일인지 아니? " " 아니 나도 모르겠어. 나 지금 지윤이네 전화 하러 가는데 같이 갈래? " " 응? 그래!! " - 지연이 뒤를 쫄랑쫄랑 따라 간다. 끙~ -.-* " 뚜~ 뚜~ 뚜~ 뚜~ 뚜~ ...... " - 신호음만 계속 나고.. " 전화를 아무도 안받네?! " " 지연아 한 번 더 걸어봐~ " " 응!! 뚜~ 뚜~ 뚜~ 뚜~ ...... " - 여전히 신호음만 들린다. " 역시 안받는다. 수업 종 치겠다. 나 먼저 갈께. " " 응. 그래!! 이따 야자 시간에 보자~! " 지연이의 모습이 사라지자, 다시 그는 지윤이에게 전화를 수차례 걸어 본다. 하지만 여전히 전화를 받는 이가 아무도 없다. ' 끙~ 아무도 없나보구나?! 무슨일이지? 후아~ 걱정되네.. ' 반 아이들은 한달 동안 보지 못한 친구들과 이야기 꽃을 피우는데 한창이 였지만, 용석이만은 지윤이 걱정으로 그 누구하고도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 새 학기의 첫날이라서 그런지 수업이 잘 이루어 지지 않았고, 자율 학습 없이 일찍 귀가를 하게 된다. 그리고 집에 오자마자 전화기 앞으로 달려간 용석이는 지윤이에게 전화를 걸어 보지만 역시 전화를 받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 ' 지윤이에게 혹시~ 나쁜 일이라도? 아니야. 그럴리 없을꺼야.. 후~ ' 다시 수화기에 손을 뻗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윤이가 받는다. " 여보세요? " " 지윤이니? 나야. 용석이. " " 아~ 용석이 오빠구나. 언니 지금 병원에 있어요. 두통이 너무 심해서 그리고 가끔 구토도 하구.. " " 아? 그래? 병원 이름이 머야? " - 무척 다급한 목소리로.. " 오빠~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언니 조금 있으면 아빠하구 올꺼예요. 저 거기에서 오는 길이 거든여~ 그러니 오빠는 푹~ 쉬다가 이따 꿈에 서 울언니 만나여~ " " 후~ 그러니? 참말 다행이다! 그럼 언니한테 푹 쉬라고 전해주라~ 그리고 내일 아침에 정류장에서 기다리겠다고 전해 줘. " " 네 알았어요. 그럼 오빠도 푹 쉬세요. " " 응! 그래 잘있어. " ' 휴~ 다행이다. 그리 큰 병이아니라서. 내일 건강한 모습으로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 이제는 좀 안심을 했는지, 책상 앞에 앉은 용석이는 새로 산 예쁜 편지지를 꺼내고 지윤이에게 편지를 쓴다. 오늘 무지 걱정했었다는 내용과 그리고 언 제나 쓰는 사랑 고백 내용의 시를 적는다. 그날 밤, 그는 지윤이 생각에 잠을 쉬 이루지 못한다. 그리 큰 병이 아닌 것 같아 안심을 했지만, 그래도 지윤이 걱정에 결국 충혈된 눈으로 학교에 간다. 하지만 오늘도 정류장에서 지윤이를 기다렸지만 그녀는 오지 않았다. ' 어떻게 된거지? 세윤이가 내 말을 전하지 않은건가? 아닐텐데.. ' 지금 그의 머리 속은 온통 지윤이 생각로 가득하다. 결국 오늘도 지윤이의 모습을 보지 못한채로 그녀 걱정에 휩싸여 공부와 담을 쌓는다. 끙~ -.-* 야간 자율 학습을 마치고 집에 가면 너무 늦은 시각이기에 그녀 집으로 전 화를 걸 수가 없었다. 그렇게 1주일이 지났다. 주말에 지윤에게 전화를 걸어 보았지만 아무도 받 는 이가 없었다. 1주일 내내 지윤이 걱정으로만 보낸 그는 월요일에 그토록 그리워하던 지윤이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런데, 지윤이가 조금 이상하다. 용석이를 계속 피하는 것이 아닌가?!! 왜일까? 왜 피하는 것일까? 등하교길, 복도, 운동장, 매점에서 지윤이에게 말을 걸어도 퉁명스레 대꾸 만 할 뿐 예전의 그녀 같지가 않았다. 그는 무지 혼란스러웠다. ' 무슨일이지? 왜 나를 자꾸만 피하는 거지? ' 그런 날들의 연속이라 용석이도 지윤이에게 다시 다가서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그의 편지는 계속 되었다. 그렇게 시간은 한달 두달이지나 어느덧 그는 고교 2년생이 되었고 후배들을 맞이한다. 여자 후배들에게 꽤 인기가 있었던 용석이.. 하지만 그는 사랑하는 지윤이가 있어 애인 하자고 졸라 대는 후배들에게 확실한 태도를 보였다. " 있잖아. 너 지윤이 알지? 내가 좋아하는 아이거든.. 그리고 나는 한 사람밖에 좋아하지 못하는 바보라서.. 네 부탁을 들어줄 수가 없어. 정말 미안해. " - 얼굴 가득 웃음을 머금고 있지만 차가운 말투였다. 몇 차례 더 용석이에게 사랑 고백하는 후배들이 있었지만, 그의 대답은 한결 같았다. 이런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의 끊이지 않는 편지 에도 불구하고 지윤이는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런 힘든 나날이 계속 되었고, 그도 이젠 안하던 공부를 손에 잡는다. ' 그래~! 지윤이는 내가 너무 공부를 안 하니까. 공부 좀 하라고 그런걸 꺼야. '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지윤이는 확실히 변해 있다. 마치 용석이를 처음 보는 사람처럼 바라보는 그 눈빛, 그 눈에 그는 매일 같이 놀란다. 그리고 그도 그녀가 딴 사람같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하지만 용석 이의 편지는 계속 된다. 비록 답장이 없는 편지이지만.. 그 동안 지윤이는 학교를 수 차례 아니 수 십번 결석을 했었다. 무슨 연유 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친구들에게 그녀의 결석에 대해 물어본 용석이는 그 동안 그녀가 병원에 갔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 휴우~ 어디가 그리 마니 아픈 걸까? 그리고 왜 내게는 숨기는 걸까? 한 순간이라도 좋으니 지윤이의 그 맑은 눈을 보며 얘기하고 싶다. ' 지윤이의 결석 이유가 병원을 가기 때문이라는 것을 안 후, 용석이는 더 더욱 지윤이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지윤이에게 다가설 수는 없었다. " 몸은 좀 어때? 빨리 완쾌 되었으면 좋겠어. " 라는 말 한마디 조차도 그에게는 허락되질 않았고, 어느덧 세월은 흘러 그는 고교 3학년이 된다. 그때까지 그가 지윤이에게 쓴 편지는 총 657통 이나 되었다. 하지만 그가 그녀에게 받은 편지는 고작해야 22통이다. 그래도 그는 서랍 속에 있는 그 편지들를 보면 행복감에 사로 잡힌다. ' 후~ 지윤이에게 답장 온지가 꽤 됐구나!! 다시금 그애의 글씨를 볼 수만 있다면.. ' 용석이는 담임과 상담을 했다. 그의 성적이 계속 떨어지자 담임이 그를 호 출한 것이였다. 담임은 그를 무지 걱정하는 듯 공부에 신경 좀 쓰라고 타이 른다. 용석이는 고개만 끄덕일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너무 죄송스 러웠기에.. 하지만 여전히 그는 지윤이 생각에 공부가 손에 잡히질 않는다. 용석이가 방황을 한다는 소식을 들은 지윤이가 그를 찾았다. " 용석아~! 있잖아. 내 생각은 이제 좀 그만하고 공부해~ 알았지? 이제는 나 좋아하지도 말고.. " " 으응? 그~~래? 알았어~! 그런데.. 몸은 좀 괜찮아? " " 응. 괜찮아!! 그럼 이제는 공부만 해야해? 알았지? 우리 나중에 대학 가서 다시 만나자. 응? " - 머리가 많이 아픈거 처럼 보인다. 오른 손으로 이마를 짚는다. " 하~ 그랬구었나. 알았어!! " 그때였다. 지윤이가 머리의 아픔을 이지기 못하고 쓰러진다. " 지윤아~ 괜찮아? 지윤아~ 지윤아~ " 양호 선생님과 담임 선생님이 지윤이를 부축해 양호실로 데려갔다. 그런 뒤 얼마나 되었을까? 어디선가 엠브란스의 싸이렌 소리가 들려온다. 아마 도 그녀를 병원으로 데려가기 위해 누군가가 엠브란스를 부른 것 같다. 순간 용석이의 마음은 불안에 떨고 있었다. ' 큰 병이였나봐~! 큰 병이였나봐~! 바보~! 아냐 그럴리가 없을꺼야 분명 아닐꺼야. 지윤이가 큰 병일리없어~! 없단 말이야. ' - 용석이의 눈시울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양볼에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그는 지윤이가 큰 병이 아닐꺼라고 마음 속에서 외치고 또 외쳤다. 하지만 그의 눈에 보이는 것은 엠브란스의 불빛이 희미해 지는 것뿐.. 다음날 힘없이 등교한 용석이는 지윤이가 학교에 와 있다는 말에 놀랐다. 아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행복했다. 역시 큰 병이 아니었기에 학교에 올 수 있다고 그는 믿었기에.. 그날 그는 쉬는 시간마다 3반에서 어슬렁 거리다가 지윤이 모습이 보이자 바로 말을 걸었다. " 지윤아? 이제 괜찮은 거니? " " 응. 괜찮아! 나 오늘 자율학습도 할꺼야. " " 아~ 그래? 그럼 이따가 집에 갈 때 같이 갈래? " " 응? 그래!! 근데, 오늘 딱 한번만이다. 앞으론 공부만 해야해? " " 그래. 알았으니 이따 저녁에 꼭 나 보기다. " " 응. 알았어!! 나 이제 반에 들어갈께 이따가 보자. " " 그래. 이따가 봐~! " 용석이는 저녁에 지윤이를 본다는 설레임에 공부가 또 손에 잡히지가 않는다. 끙~ -.-* 그리고 야간 자율 학습시간이 다 되었을 즈음해서 그는 잠깐 외출을 한다. 실은 잠깐 외출이 아니라 완전 땡땡이다. -.-;;; 학교 앞 펜시점에서 그는 2000원 짜리 작은 은반지 하나를 사고 학교 오는 길에 있는 꽃집에서 장미 한 송이를 샀다. 학교에 도착하니 밤 9시가 조금 넘었 다. 그는 친구 인화에게 호출을 해서 운동장 벤치로 지윤이를 불러냈다. " 지윤아. 내가 하늘에 있는 저 둥근 달 따주까? " " 야~ 네가 어떻게 하늘에 있는 저 달을 따? " " 나 저기 하늘에 있는 저 달 딸 수 있어!! " " 그래 그럼 따줘~! " - 수줍은듯 얼굴에 홍조를 띄우며.. 용석이는 주머니 속에 넣어 두었던 작은 은반지를 하늘에 있는 둥근달에 끼워 맞추며.. " 자아~ 보이지? " - 그리곤, 지윤이의 새하얀 손가락에 그 반지를 끼워준다. " 하핫~! 고마워!! " - 감동을 했는지 그녀의 눈망울에 이슬이 맺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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