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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	(7) 다음날! 저만치 앞에 지윤이의 모습이 보인다. 등교길에서 용석이가 자주 마주치는 지윤이지만 전에는 간단한 아침 인사 조차도 그녀와 나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 지윤아~ 안녕? " - 여전히 어제의 기분에 취해서.. " 응? 안녕! 근데 너 약속 잊어 버린거니? " - 차가운 목소리.. " 으~응? 무슨 약속? 나 어긴거 없는데.. " - 어리둥절해 하며.. " 앞으로는 공부만 하라고 했잖아! 특별한 날은 어제 하루뿐이였어!! 이젠 우리 대학가서 만나자! 그러니 잠시동안만 나를 좋아하지마!! 알았지? 응? " " 후아~ 그 약속? 음.. 그래!! 그~으~럼 나 먼저 갈께!! 안녕~! " - 눈물을 머금고 교실을 향해 뛰어간다. 용석이는 또다시 지윤이에게 다가설 수가 없게 되었다. 그녀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더이상 그도 그녀에게 관심을 쏟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 없이 써 오던 편지도 끊고 열심히 공부에만 몰두 한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수능 시험을 2달 앞에 두게 되었다. ' 앞으로 49일 남았구나! 열심히 하자! 대학에 꼭 붙어서 지윤이와 아름다운 추억 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그래 열심히 하자! 지윤아 너도 열심히 해야해!! 우리 대학에 가서 꼭 만나는거야!! ' 용석이는 공부에 지친 하루를 보내고 집에 와 잠시 동안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얼마 안되는 시간이었지만 지윤이와 함께 만들었던 추억들을 머 리 속에 곱게 떠올리며 홀로 흐뭇해 한다. 끙~ -.-* 그는 하루에 네시간만 잠을 자고 나머지 시간은 모두 공부에 열을 올렸다. 그렇게 하루 이틀이 가고 드디어 11월이 되었다. 앞으로 수능 시험은 22일 이 남았다. 그런데 그에게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온다. 그것은 다름 아닌 지윤이의 입원 소식이었다. 그는 그 소식을 듣자마자 그녀가 입원한 병원 으로 수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달려갔다. - 병원 - 용석이 나이 열 여섯에 그의 아버지의 목숨을 앗아간 병원이라 그는 발 길을 쉽게 옮길 수가 없었다. 그래도 그는 사랑하는 지윤이가 몹시 걱정 이 되는지 예전의 가슴 아픈 기억을 뒤로 한채 그녀가 입원한 병실을 찾 기 바쁘다. ' 202호 라던데. 어디지? 2층인거는 확실한데.. 음.. ' 그가 병원 안을 헤멘지 십여분이 지났다. 결국 그는 지나가는 간호사를 붙잡아 물어 보고 나서야 비로소 지윤이의 병실을 찾았다. 병실 앞에 지 윤이의 어머니가 의사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수술을 해 봐야겠지만, 성공을 한다하더라도 수술 후 1주일이 문제 입니다. 그러니 준비는 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 " 예.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 - 두 눈이 붉게 충혈된 어머니.. " 수술은 빨리할 수록 좋으니 이번 주 내로 하겠습니다. " " 네. 알겠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 -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의사와 얘기가 다 끝났는지 그녀는 202호 병실 안으로 들어간다. 용석이 는 지금 들은 얘기가 사실인지 아닌지 믿을 수가 없었다. 아니 사실이 아 니기를 간절히 바랬다. 그는 도저히 그 얘기를 마음 속으로 받아들일 수 가 없었다. ' 도대체 무슨 병이길래? 왜 하필 지윤이에게 이런 일이.. ' 그는 병실 밖에서 한참을 흐느끼다가 안으로 들어갔다. " 똑! 똑! " 문을 열고 들어가니 지윤이의 어머니가 잠이 들어 있는 지윤이를 무척 안스러워하는 눈빛으로 바라 보고있다. " 저기~ 안녕하세요? 저~ 지윤이 친구 용석이라고 합니다. " " 음.. 그러니? 네가 용석이구나! 네 얘기는 지윤이에게 많이 들었단다. 이리와 앉으렴. " " 예. 지윤이는 잠이 들었나 봐요? " " 아침 부터 잠에 떨어졌는데.. 한참을 자는 구나! " " 저기여? 어머니! 조금 전에 어머니께서 의사 선생님과 나누시는 얘기를 얼핏 들었거든요. 그으~럼, 지윤이 큰 병인가여? 어려운 수술인가요? " " 으음. 아니란다. 일주일만 입원하고 퇴원하면 된다고 그러시는 구나! 몸이 많이 약해져서 그렇다고 몸조리만 잘하면 된다고.. 그러니 용석 이 너는 지윤이 걱정 그만하고 앞으로 몇일 남지도 않은 수능 시험 공부나 열심히 하렴!! " " 예? 아까의 ...... 네! 알았어요. 지윤이가 잘 자고 있는 모습을 보니 안심이예요. 다음에 또 병문안 올께요. 지윤이 깨어나면 저 왔다 갔다 고 전해 주세요. " " 얘~ 벌써 가려고? 이리와 과일이라도 먹고 가렴. " " 아니예요. 지윤이가 큰병이 아니라는 걸 알았으니까 괜찮아요. 지윤이 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집에가서 수능 공부 마무리 할께요. " " 그러니? 그럼 조심해서 가렴. " " 예! 안녕히 계세요. " 용석이는 지윤이의 얼굴을 슬쩍 바라 본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해 마치 죽어있는 사람 같다. 그녀의 미소띈 얼굴이 그의 뇌리에 스쳐가자 지금 그녀의 얼굴과 너무 비교가 되어 그의 가슴 한 구석이 저미어 온다. 그 는 눈물을 글썽이며 병실에서 나왔다. ' 휴~ 그리 큰 병이 아니라니 다행이다. 지윤이의 건강한 모습을 천사보다 더 환한 그애의 미소를 빨리 볼 수 있다면.. ' 집에 도착한 용석이는 지윤이의 걱정이 조금 덜해 졌는지 몇 일 안 남은 수능 시험을 위해 마무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대학에 가서 보자는 그녀 와 한 약속을 떠올리며.. 하지만 몇일 뒤 다시 그녀의 병실을 찾은 그는 그녀를 볼 수가 없었다. 수술 날자가 잡혀서 외부인과 접촉이 허락되지 않았던 것이었다. 다행히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소식을 듣게된 것은 그가 그녀의 얼굴을 본 지 꼭 1주일 만이었다. ' 휴 다행이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니!! 이젠 지윤이의 건강한 모습과 그 환한 미소를 볼 수 있게 되겠구나!! ' 그는 시험이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망각한채, 그녀가 있는 곳으 로 발길을 옮겼다. 하지만 예전에 그녀가 입원해 있던 병실에 가보니 다리 를 깁스한 할아버지가 입원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 저 할아버지? 여기~ 전에 입원해 있던 여자 아이는 지금 어디 있나요? " " 어제 입원을 했지만, 전에 입원해 있던 사람 일은 모른단다. " " 예. 그러세요? 그럼 빨리 완쾌 되시길 바랍니다. 안녕히 계세요. " ' 이상하다. 다른 병실로 옮긴건가? 벌써 퇴원할 일은 없을테고.. ' 조바심이 난 용석이는 지나가는 간호사를 잡아 지윤이에 관해 물어보았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그녀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 그는 자신 의 귀가 의심이 되는지 물어보고 또 물어본다. " 어린 애가 고통이 심했을꺼야. 게다가 몸이 너무 약해서 그 어려운 수술을 견디기가 힘들었을테지.. " - 간호사는 찬찬히 말을 계속 이어간다. " 네가 지윤이 남자 친구였던 모양이구나?! 처음 우리 병원에서 그애가 치료할 때부터 지윤이가 자랑하던.. 지윤이. 그애 상당히 예쁘게 생겼 던데.. 마음씨도 곱고.. 쯧쯧 너 마음 고생이 상당하겠구나?! " " 예? 무슨 말이예요? 알아 듣지 못하겠어요. 아니 그럴리가 없을 거예 요. 분명히 친구들이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구.. 그래서 걱정하지 말라구.. 그랬단 말이예욧~ " - 따지는 말투에서 속으로 들어가는 말투로.. " 지윤이 그 아이 뇌종양을 앓고 있었단다. 그 나이에는 이기기 힘든 병 이었지. 결국 수술 후 지윤이는 깨어나지 못했단다. 너무 많이 치쳐있 던 탓이었겠지.. " " 후~아~ 그랬군요!! 얘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 그의 눈시울이 뜨어워 지면서 양볼에 눈물이 한없이 흘러 내린다. ' 울지 않으리라~ 울지 않으리라~ 지윤이는 이 세상에 아직도 살아있기에.. 적어도 나만은 그렇게 믿고 있기에.. ' - 그는 지금 속으로 울부 짖고 있다. 그는 그녀가 이 생을 떠났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아니 그 사실을 받아 드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병원에서 나온 그는 그녀의 집으로 발길을 옮기 기고 나서 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었다. 지윤이의 집에선 그녀의 장례가 진행 중이었다. ' 이건 꿈일꺼야. 그래 이건 분명 꿈이야!! 깨어나면 다시금 천사의 미소 를 띈 지윤이를 다시 볼 수 있을거야!! 정말 그럴꺼야!! ' 그는 중학교 2학년 시절 겪었던 아버지 상을 생각하며, 마음을 가라 앉 힌다. 그리고 장례의 예를 갖춘 후 지윤이의 어머니에게 갔다. " 어머니. 지윤이 진짜로 떠나 버린건가요? " - 눈시울이 붉게 충혈 된 채로.. " 이런~! 너도 알게되었구나! 지윤이가 무척 걱정을 해서 너에게만은 알리지 않으려 했었는데.. 수술이 잘 끝나더라도 수능 시험 끝나면 알리라고 그렇게 지윤이가 당부를 했었는데.. " " 예. 그랬었군요. 전 그런지도 모르고.. " " 네 친구들이 조금 전에 다녀 갔단다. 그 아이들에게 너에게는 비밀로 해 달라고 부탁했었는데. 더이상 숨길 수가 없게 되었구나! " " ...... " 그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는 울기 시작했다. 한없이 흐르는 눈물 을 막기에는 그의 마음이 그리 강하지 못했다. 그는 그녀의 어머니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아니 그녀가 이 생을 편히 떠나갈 수 있도록 그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향했다. ' 지윤아! 너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구나! 하지만.. 이 생에서는 너를 지켜주지 못했지만, 다음 생에서는 너를 꼭 지켜주겠어!! 약속 할께!! 꼭 다음 생에서는.. ' 라는 말을 마음 속에 되세기며 그는 한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날 이후 그는 공부가 손에 잡히질 않는다. 그녀가 이 생을 떠나 버렸다 는 그 사실이 그에게는 너무나도 크나 큰 상처가 된 나머지 용석이는 수능 시험을 포기해 버리며, 몇 차례의 자살시도도 한다. ' 이 생에서 볼 수 없다면 지윤이가 있는 곳으로 가리라!! ' 라는 마음으로 자살시도를 해 보지만, 하늘에 있는 지윤이가 바라지 않는 모양인지 다행히 실패로 돌아갔다. 그런 그를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선생 님이 이해심과 사랑으로 보살펴 준 결과 다시금 예전 그로 돌아간다. 그는 재수 생활을 거쳐 S대 컴과에 입학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다시는 누구도 사랑할 수가 없었다. 그는 단 한 사람밖에 사랑하지 못 하는 바보이기에.. 다행히도 지윤이는 화장을 안 했기때문에 그는 그녀가 보고싶으면 언제라도 그녀의 묘에 가서 울 수가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그런 행복도 잠시 그가 스물 한 번째 생일를 맞이 하는 날 그녀의 화장 소식을 듣게된다. 이제는 이 생에서 그녀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아예 사라져 버리게 된 셈이다. 그날이 바로 용석이가 지윤이를 사랑한지 1879일째 되는 날이었고 첫사랑을 마음 속 깊은 곳으로 묻어버리게 되는 날이었다. 〃 너는 까만 밤하늘에 새하얀 별이 되어 떠났고 나는 네가 있는 그 밤하늘을 바라보는 보랏빛 조그만 돌이 되어 남아 있다. 〃 ## Fine ## ★Lt Destiny(Lt des)☆ ──────────────★ From The Destin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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