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채영이 / 2000-04-12 / 오후 10:16:08 / 203.255.3.190
조회수 : 233
|
| [자유] 옛 기억 하나 |
제가 고3때의 일입니다....
고3때 거의 교실청소라는걸 안 했답니다...
공부하기 바빠서란 명목이 있긴 했지만...
점심시간에 청소시간이 있긴 했지만...
기껏해야 당번이 밀대로 한두번 쓰윽 밀고는 청소끝이였습니다.
3학년에는 10반이 있었는데...
그중에 9반은 2층에 있고 저희반은 1층에 따로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습니다.
그래서 교실은 항상 엉망이었죠...
그러던 어느날 일요일... 전 학교에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그날은 공부도 하기 싫고 이리저리 하다보니 친구들도 다 일찍 집에가고
저 혼자 학교에 남아 있게 되었습니다.
전 공부도 안 되는데 청소나 해 볼까하고는
청소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교실의 책상을 다 뒤로 밀고 쓸고 닦고 다시 책상을 앞으로 밀고 쓸고 닦고
그리고 책상줄을 맞추고 쓰레기통을 비우고....
거의 2시간정도가 걸렸던것 같습니다....
쓰레기가 얼마나 나오던지... -_-+
그래도 기분은 참 좋더군요....
다음날 아무도 교실이 깨끗해진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하긴 뭐 누가 그런데 신경이나 쓰겠습니까?
그러고 얼마 되지 않은 일요일....
또 저 혼자 남게 된 일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전 또 청소를 했습니다... ^^;
이번엔 한 1시간만에 후다닥 해치웠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선생님이 조회시간에 제 이름을 부르더니
선행학생에 추천이 되었다는 것이였습니다.
당직선생님이 제가 청소하는걸 보셨나 보더군요...
저번에도 보셨다고 그러더라구요...
별일도 아닌데 선행상까지 추천되다니 참 쑥스럽더군요...
근데... 조회가 끝나고 누군가가 뒤에서 그러더군요....
당번인데 학교에 일찍 오기 싫어서 청소한거 아니냐교..
그날이 제 당번날이였거던요....
전 그말을 누가 했는지 돌아다 보지도 않았고 기억도 나진 않지만...
아직도 그 말을 기억이 납니다...
그 순간 전 정말 실망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론 청소를 해 본적이 없습니다.
가끔 일요일에 혼자 나오는때가 있었긴 했지만... 하고 싶은 맘이 생기지 않더라구요...
저도 그렇게 착한 놈은 아닌가 봐요... ^^;
정말 착한 사람이라면 그런데 신경 써지 않고 자기 일을 묵묵히 할텐데 말이죠...
세상을 살다보면 자기가 의도하지 않은데로 일이 벌어지기도 하지요...
그렇더라도 넘 실망하거나 하진 말아야 될것 같습니다.
그저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그런 사림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자기 일을 묵묵히 행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내일도 그런 사람들이 국회의원으로 뽑혔으면 좋겠습니다.
선행상은 못 받았습니다.... 후후...
청소 2번했다고 선행상 받으면 누가 선행상 못 받겠습니까? ^^;
갑자기 내일 선거날이라고 생각하닌까 기억이 나네요...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