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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ck / 2003-04-21 / 오전 11:49:48 / 203.245.127.253
조회수 :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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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작] 미야자키 하야오의 [붉은 돼지] |
미야자키 하야오의 92년도 작품입니다.
아무래도 최근작들과는 색에 있어서 좀 차이가 나는것
같지만, 그 느낌 그대로 아주 좋습니다.
순전히 이번 주에 볼만한 영화를 찾지 못해
뭘 볼까 고민하다 집근처 CGV에서 지브리영화제 개최한다는
얘길 듣고 찾아 본 애니메이션입니다.
하야오 감독은 중년이 되어버린 자신을 위해서
이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는 뒷 얘기와
원래 배경은 유고슬라비아로 할려고 했는데,
유고 내전이 그 때 터지는 바람에
1차대전 후의 이탈리아로 바꿨다는 얘기를
인터넷에서 찾았습니다.
감독 개인이 좋아하는 그 당시의 비행기와 공중전,
주인공 포르코가 은신하고 있는 작은 섬 등
아름다운 화면들이 많이 펼쳐집니다.
저같은 경우는 포르코가 은신하고 있는 섬과
지나의 까페는 거기가서 살고 싶은 곳들이었습니다.
거기다 맑은 물에 가만히 떠 있는 그 당시의
날렵하게 생긴 비행기들 까지...
포르코는 실력이 대단히 뛰어난 파일럿이었습니다.
하지만, 전쟁 중에 친구를 포함한 많은 조종사들이
죽어 구름 평원위의 닿을 수 없는 하늘 위를 나는 모습을 보고
전쟁이 싫어 스스로 돼지로 변해버립니다.
그러고는 "애국은 인간들이나 해라"는 얘기와 함께
혼자 공중에서 현상금 걸린 범죄자들을 잡고
그때 죽은 친구의 아내인 지나가 하는 까페에 들러
차나 한잔 씩 하면서 생활해 갑니다.
포르코는 아마 하야오 자신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스스로를 돼지로 낮추는 듯 하지만,
결국 인간인 우리들이 원하는 건 상대가 가지고 잇는걸
전쟁으로 빼앗아 자기것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냐,
차라리 난 돼지의 모습으로 내가 살고 있는 아름다운 섬에서
살아가겠다고 얘기하는 듯합니다.
이 작품은 92년도에 만들어졌지만,
요즘 상황과 잘 맞아 떨어집니다.
제 생각에 부시는 당장 대통령 때려치우고
이탈리아로 포르코를 찾아가
그의 정신을 배울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근데, 왜 갑자리 돼지인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서는 돼지가 인간이 되고 싶어 사람 행세를
하는 장면이 마지막에 펼쳐지는데
그렇게 사람이 된 돼지들이 과연 행복할 수 있는지,
차라리 돼지가 된 사람이 오히려 더 행복한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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