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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이 / 2001-11-03 / 오후 2:24:25 / 203.255.3.190
조회수 :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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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 [퍼온글] ★ 그와 그녀의 사정 <3> ★ |
◆ 순/진/무/구/의/결/정/체/ 순/수 청/년 팔/라/미/타(;;-_-) ◆
고3의 뜨거운 여름 방학.
독서실에서 만난 어느 남자와
한 여자와의 어떤 사랑 이야기...
★ 그와 그녀의 사정 ★ [ EnTer ]
형은, 빠른 발걸음으로 앞서가는 용화를 따라 잡았다.
- 이봐요!!
그러나 역시 용화는 대꾸도 하지 않고 전보다 조금 더 빠른 발걸음으로
공원 밖을 향했다..
- 이봐!!!!
계속 존대말을 해오던 형이 열이 받았는지,
반말로.. 그리고 엄청나게 큰 소리로 그녀의 팔을 붙잡으며 소리쳤다..
그러자 용화도 멈춰섰고, 형을 향해 돌아섰다.
- 도대체 왜 이래요!!
- 사람이 말을 하면 좀 듣는 척이라도 해야 할꺼 아냐!!
- 왜요? 내가 나한테 신경쓰지 말라고 그랬죠?
- 아무리 귀찮아도 그렇지.. 사람이 호의를 보이면
받아주는게 예의 아닌가?
- 그런 예의따윈 없어요.. 게다가 남자들의 호의따윈 필요없다구요!
- 뭐? 진짜 버르장머리 없는 가스나구만!
도대체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은거야??
그 순간...
휙~~ 하고 용화의 몸이 도는가 싶더니,
짜악~ 하는 소리가 났다..
용화가 형의 따귀를 때린 것이다..
어찌나 놀랬는지..-_-;;
그때 내 심장소리는 어쩌면 부산까지 들렸을지도 모른다..-_-a
형도 역시 입을 반쯤 벌리고는 멍하니 용화를 바라봤다..
형은 무방비상태에서 용화의 손바닥을 고스란히 왼쪽뺨으로 막아냈다-_-;;;
- 다... 똑같아... 남자들은 다 똑같아.. 당신도.. 마찬가지야...
용화가 고개를 숙이고, 희미하게 중얼거려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나는 제대로 들을 수는 없었지만,
대충 저런 소리였던 것도 같다...
용화는, 몸을 돌려 뛰어갔다.
그리고.. 형은 계속 그자리에 멍하니 서 있을 뿐이었다.
난 용화가 사라지자 서둘러 형의 곁으로 갔다.
- 혀..형.. 괜찮아요?-_-;;
- 어.. 어? 음... 아이고~~ 아파 죽겠다..
뭔놈의 가스나가 손이 저리 맵노?
형은 아프다는지 울상을 지었다..-_-;
- 그나저나.. 내가 뭐 말을 잘못한거냐?
- 왜요? -_-;;
- 나도 화가 좀 나긴 했었지만.. 내 말이 그렇게 심했나?-_-;;
가스나한테 따귀를 맞다니..-_-;;
그리고.. 저 가스나 얼핏 우는것도 같았어..-_-a
- 예에?? 용화가 울어여? 그 얼음심장 강철 용화-_-;;가 운다구여?
에~~~~ 말두 안대여~~
- 흐음..-_-a.. 몰겠다.. 벤취에 앉아 쫌만 쉬자..-_-;
우리는 아까 용화가 앉았던 그 자리에 앉았다.
용화는 그 자리에 얼마나 앉아 있었던 것일까...
용화가 발을 놨던 부분의 땅의 흙이 이리저리 흩어져 있었다.
- 저 아이는 운동도 안할꺼면서 왜 새벽부터 공원에 왔을까??
- 흠.. 모르져.. 저야.. 이시간에 공원에 와본게 처음이니-_-;;
- 쟤 성실한 애야?
형은 평정을 되찾았는지, 다시 어설픈-_-;표준어를 구사했다..
- 흠.. 독서실이.. 새벽 2시까지 여는데..
용화는 항상 문닫을때까지 있다 간다나봐여..
새벽 두시까지 독서실에 있고.. 또 새벽부터 공원에 오고..
잠은 언제자지?-_-a
- 짜식아! 그게 수험생-_-의 올바른 자세야!!-_-;;
근데 쟤 공부는 잘하나??
- 아녀..-_-;;;;;;
- -_-;;;;;;
생각해보니 그랬다.
지영이에게 듣자하니, 용화는 언제나 새벽까지 독서실에 있는데,
공부는 그렇게 잘하진 않는다고 했다..
반에서 중하위권이라니...
- 아~~ 시끄럽다.. 우리 운동이나 하자-_-;;
- 에? 무슨 운동이여.. 오늘은 그냥 이만..-_-;;;;
- 넌 운동 하나도 안해놓고, 무슨 오늘은 이만이야..-_-++
- 아하하^^;; 그..그렇군요..-_-;;
- 따라온나.. 조깅부터 하자..
형이 일어서자 나도 역시 따라서 일어섰다.
형은, 천천히 공원 바깥 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형의 뒤를 따라 뛰었다..
공원 한바퀴는 300 ~ 400m쯤 되어 보였는데, 한 두바퀴쯤 뛰었을까..
난 숨이 가빠왔다...
- 헥..헥.. 혀..형.. 조..조깅은 이만하져..헉헉..
- 무슨 소리야? 이제 두바퀴밖에 안뛰었는데..
5바퀴는 뛰어야지.. -_-...
- T-T
그렇게 형을 따라 조깅을 하고, 팔굽혀펴기를 하고,
윗몸일으키기, 턱걸이까지 마친 후에야 운동은 끝났다..-_-;;
앞으로 매일매일 이렇게 아침마다 운동할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해져 왔다...-_-;;
운동을 마친 후..
잠시 쉬었다가, 우리는 공원을 나섰다..
- 니네 집은 어디야??
- 여기서 가까워여.. 쫌만 더 가면 되여..
- 그래? 그럼 니네집에서 아침밥이나 얻어먹고 갈까?^^
- 아..하하..^^;;;;
- 집에서 형이 해주는 밥은 영 별로라서 말야..^^;;;;
- 그..그래도 형이 기다리시지 않을까요?-_-;;
- 와? 싫다 말이가?-_-++
- 우리 엄마가 형을 참 좋아할꺼에요.. 어서 가죠..(;;-_-)
생각해보면 난 참 착한거 같다..-_-a
그렇게 난 불청객 한명을 데리고 집으로 들어섰다..
엄마는 일어나셔서 마침 아침밥을 준비하고 계셨다..
- 어라? 이녀석 아침부터 안보인다 했더니만.. 어딜 갔다와!!-_-++
- 어.. 공원에서 운동하고 왔어..-_-;;
그리고, 여기 독서실에서 알게 된 형인데..
같이 밥 좀 먹을께..
엄마는 내 뒤를 따라 들어오는 형을 보고는 흠칫! 놀라신 듯 했다..
- 안녕하세요~~ '김두성'이라고 합니다..
아침 좀 얻어먹을 수 있을까요 어머님?^^
언제 봤다고 어머님-_-;인지...
형의 붙임성은 정말 놀라웠다..
- 아.. 네.. 그러세요.. 미타야.. 얼렁 앉아라..
난 형과 같이 식탁에 앉아 밥을 먹었다..
- 우리 미타랑 같이 운동한거에요?
- 네..^^
- 호오.. 그럼 아침마다 미타 좀 깨워서 같이 운동해요^^
아침 밥은 매일이라도 와서 먹어도 되요^^
- 감사합니다 어머님^^
난 죽었다..-_-;;
형은 나이가 한살 많아서 그런지 엄마랑 얘기가 잘 통했다..
대학 얘기부터 시작해서, 고향 얘기까지...
엄마랑 저렇게 죽이 잘 맞는다면, 앞으로의 내 생활은 알만했다-_-;;
- 잘먹었습니다 어머님~~^^
미타야 형 간다.. 이따가 독서실에서 보자~~^^
- 호호.. 잘가요.. 우리 미타 좀 잘 보살펴 줘요^^
- 물론이죠! 걱정 마십시요 어머님^^
그렇게 형은 집을 나섰고, 엄마는 '저 애는 참 서글서글하고 좋다'라던가,
'앞으로 넌 죽었다' 라던가 하시며, 새롭게 등장한 그 형을
굉장히 좋게 생각하고 있는 듯 했다..-_-;;
나도 샤워를 마치고, 집을 나서니 9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
그러나 독서실이 가까워지자, 난 슬슬 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오늘 일로 그렇지 않아도 불편한 용화가 더 불편해지면 어쩌나하는
불안감과 함께, 그 형이 저대로 물러나진 않을꺼란 불안함이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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