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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영이 / 2001-11-29 / 오전 4:06:39 / 203.255.3.190 조회수 : 329
[사랑] [퍼온글] 그와 그녀의 사정 <완결>60
◆ 순/진/무/구/의/결/정/체/ 순/수 청/년 팔/라/미/타(;;-_-) ◆ 고3의 뜨거운 여름 방학. 독서실에서 만난 어느 남자와 한 여자와의 어떤 사랑 이야기... << 전편을 읽고 오시면 더 재밌을지도 모릅니다-_-; >> ★ 그와 그녀의 사정 ★ [ EnTer ] 용화는 잠시 멈췄다.. 용화의 팔을 잡은 형의 힘이 워낙 완강-_-해서 였겠지.. 그리고, 고개만을 살짝 돌려서 작게 뭐라고 말했다. 나는 안타깝게도 뒤에 멀찍이 있어서 용화가 하는 말을 들을 수는 없었다. 용화의 입이 잠깐 뭐라고 형에게 말을 하자, 형은 힘없이 용화를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그리고, 용화는 다시 집쪽을 향해 말없이 걸어갔다.. 지영이는 용화가 가는 모습을 보자 잠깐 망설이는 듯 싶더니 이내 용화를 쫓아 뛰어갔다. 형이 힘없이 내게로 걸어왔다. - 용화가... 머래? - ...... 형은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왠지 말을 걸어선 안될 것만 같은 분위기..-_-;; - 너무..... 늦었데.... 작고 힘없는 형의 말을 들으니, 나까지 힘이 없어졌다..-_-;; 그리고, 독서실에서 지낸 지난 여름방학이 떠올랐다.. - 어떡해 할꺼야? - 뭘?? - 밥 사준다며..-_-;; 형은 잠시 당황하는 듯-_-;하더니 날 바라보고는 힘없이 피식~ 하고 웃었다. 나라는 놈의 머릿 속엔 도대체 뭐가 들었는지..-_-;; 그 와중에도 꽁짜 밥 생각을 하다니..-_-; - 그래.. 가자... 우리는 가까운 분식집으로 들어갔다. 난 비빔냉면(을 굉장히 좋아한다;)을 형은 물냉면을 시켰다.. - 용화는 어쩔꺼야? - 어쩌긴.. - 부모님한테 경찰대학 얘긴 했어? - 어... - 뭐라셔? - 죽을뻔 했어-_-;; 원서를 아예 안내버렸거덩... 경찰대는 9월 초엔가 시험이 있었다.. 형은 교사를 하겠다고 했으니, 원서를 아예 넣지 않은 것이다.. - 오늘은 이만 집에 가자.. 기분이 별로라... - 어.. 그래.. - 낼 아침에 공원에서 보자.. - 고..공원엔 왜?-_-;;; - 운동해야지-_-+ 우리는 분식집을 나섰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불행-_-하게도 그날은 일요일이었다..-_-;;; 아침에 찾아온 형에게 끌려 난 공원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역시나, 지영이와 용화는 보이질 않았다.. 당연하지... 형과 나는 말없이 전에 했던 운동들을 다시 했고, 난 오랜만에 하는 운동에 기진맥진 해 버렸다.. - 지영이랑 용화한테 삐삐 쳐 놨는데 역시 안오네.. - 어.. 당연하겠지.. 근데 내일부터 나 학교 다니면 형 심심하겠다... - 심심은 무슨.. 공부 해야지.. 교사가 되기 위해선-_-+ - 어디 가고 싶은데? - 서울대는 무리고.. 고대 정도는 어케 될거 같긴 해.. - 무슨 교사 하려고? - 봐서.. 영어교육과 가고 싶은데.. 시험을 봐야 알겠지.. 그렇게 우리는 헤어지고, 난 아침을 먹은 후에 독서실로 향했다. 왠지 휴게실에 가봐야 아무도 없을 것 같아서 열람실에서 부족한 잠을 보충하고 있었는데, 지영이에게 삐삐가 왔다.. 휴게실로 나오라길래, 휴게실로 올라갔다.. - 왔냐.. - 응... - 용화는 잘 갔냐? - 응... - 그렇군.. - 오빠한테 어떻게 말하지? - 잘..-_-a - 니가 말해라.. - 시러..-_-;;; - 이거 용화가 오빠한테 주래.. 지영이가 나에게 용화의 삐삐를 건넸다.. 빨간 색의.. 안이 투명하게 비쳐보이는 삐삐였다.. - 아 젠장.. 이걸 왜 나한테 줘! 니가 줘..-_-;; - 몰라.. 니가 오빠랑 친하니까 알아서 해.. 난 간다.. 지영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휴게실을 내려가버렸다. 젠장.. 나보고 어쩌라고..-_-;; 위이이잉~~ 갑자기 용화의 삐삐가 울려서 놀라버렸다..-_-;; 번호를 보니 대두형의 번호였다.. 내가 비밀번호를 모르니 확인 할 수도 없고.. 아마도 지금 독서실에서 용화한테 삐삐를 친 듯 했다.. 계단을 걸어올라오는 소리에 난 용화의 삐삐를 주머니에 넣었다. 역시나.. 형이었다.. - 뭐하냐 여기서.. 공부 안하고..-_-+ - 그.. 그러는 형은 뭐지..-_-+ - 용화한테 삐삐쳤다.. - 뭐라고? - 공원 벤취로 오라고.. - 과연 올까?? - 글쎄.. 올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어... 난 말을 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왠지 용기가 나질 않았다.. 상처 입을 말을 할 용기가 도저히 나질 않았다.. 형은 휴게실을 나섰다. 아마도 공원으로 향한 것이겠지.. 그날 하루 종일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그날이 저물어 갔다.. 집에 가서도 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새벽 두시쯤 되었을까.. 아무래도 그대로는 안될 듯 싶어 공원으로 나섰다.. 예전 용화가 앉아있던 그 벤취에.. 형이 앉아 있었다. 담배를 많이 폈는지, 형의 발 밑에는 담배 꽁초가 많았다.. - 형... - 어.. 왜 오라는 용화는 안오고 니가 오고 지랄이냐.. - 형.... - 왜 이자식아... - 이거.... 난 형에게 용화의 삐삐를 건넸다.. 형은 그 삐삐를 받아들고 당황하는 듯 했다.. - 이게 뭐야? 이거 용화꺼 아냐? 이걸 왜 니가 가지고 있어? - 용화.. 떠났어.. - 떠나다니? 어딜? - 이사갔어... - 뭐?? 그게 무슨 말이야? 언제?? - 오늘.. 아침에... - 뭐라고 이자식아?? 그걸 왜 인제 말해?? 형은 내 멱살을 잡았다. 갑자기 지영이가 원망스러워졌다..-_-;;; - 형.. 진주 내려갈때쯤.. 그때쯤.. 용화네 부모님이 이혼 하셨데.... - 뭐?? 무슨 말이야?? 더 이상 숨길 수가 없게 되어서, 난 지영이에게 들은 이야기를 사실대로 형에게 말했다.. - 용화네 집이 어려웠거든.. 중 2때.. 용화네 아빠 사업이 부도 나시고.. 걔네 아빠가 많이 힘드셨나봐.. 맨날 술만 드시고... 근데 걔네 아빠가 술만 드시면 엄마랑 용화를 때렸데... 어렸을때 엄청 많이 맞았다나봐.. 그래도 엄마랑 용화랑 그냥 계속 참고 살았는데.. 나중에는 술을 안드셔도 그랬데... 그래서 용화두 좀 잘못 나갈뻔 했다는건 형두 알잖아.. 그러다가 전에 형이 얘기한 그 용화 남자친구들.. 걔들두 그러니까 용화가 남자들한테 질렸겠지.. 그래서 남자들 별로 안좋아한거고.. 근데 계속 그러다가 지난달에 부모님이 아예 이혼해버리셨데.. 그리고 용화는 엄마 따라서 엄마 외가로 내려가고.. 걔네 아빠는.. 잘 모르겠어.. 용화 이사하는 날이 오늘이었어... 형은 말이 없었다.. 그리고 다시 담배를 한대 빼 물었다.. - 그 얘길 왜 인제 하냐... - 나두 지영이한테 들은거라.. 지영이가 형한테 얘기하지 말라 그러더라고.. - 용화는 그 얘길 왜 나한테 안했데? - 몰라... 모르겠어.... 행복은 쌍으로 오지 않고, 불행은 홀로 오지 않는다던가.. 새삼, 용화가 불쌍했고, 형이 불쌍했다... - 넌 왜 인제 얘기하냐... - 그게.. 약속을 그렇게 해서.. - 그래도.. 나한테는 얘기해야되는거 아냐? - 미안.... - 됐다.. 그렇다면 여기서 이렇게 기다려봤자겠군.. 나 간다... 형은 그렇게 말하고 자리를 일어섰다.. - 혀..형... - 용화는.. 끝까지... 나한테.. 쌀쌀맞구나... 형은 그 말만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어두운 공원과 하얀 달빛이 슬픈 밤이었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