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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이 / 2002-03-26 / 오후 3:22:03 / 203.255.3.190
조회수 : 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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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 [퍼온글] 첫사랑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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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롤로그 ♡ ━━━━━━━━━━━━━━━━
어느 한 남자가 한 소녀를 1879일간 사랑했었답니다. 이젠, 그녀를 잊었
다고 말하고 있지만, 남자에게 있어 첫사랑이 쉽게 잊혀지나요? 그는 새
로운 사랑을 찾으려 노력을 해 보지만 역시나 다시는 사랑을 할 수 없게
되었나 봅니다.
참~! 지금 그의 첫사랑은 하늘 나라에 있어요. 그가 그녀를 사랑한지
1879일째 되는 날은 그의 스물 한 번째 생일이였는데요. 첫사랑의 화
장날이였다나 봐요. 참말로 슬프고 가슴 아픈 생일이였다나 봐요.
그는 그녀가 보고 싶을 때면 그녀의 묘에 가서 많이 울기도 했었답니다.
하지만 그녀의 묘가 없어진 지금, 이젠 어디에 가서 눈물을 흘려야 할지
몰라 이제는 그녀의 뜻을 받아 들여 잊기로 했답니다.
하지만 그녀와의 약속은 항상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답니다.
다음 생에서는 꼭 지켰주겠다는 그녀와의 약속을...
그는 그녀를 참말로 사랑했었나 봅니다.
━━━━━━━━━━━━━━━━ ♥ 첫사랑 ♡ ━━━━━━━━━━━━━━━━
- 1999年 12月 11日 - - 마음 : 따스함 -
(1)
고교 입학식, 초봄이라 날씨가 조금 쌀쌀했다.
옷깃을 곧게 여민 용석이는 이제 고교생이라는 설레임을 안고서 P고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가 학교에 다 왔을 무렵이였다. 누군가가 그
의 뒤통수를 세게 후려치며..
" 용석아. 이제 오는거야? 클났다. 우리 지각이야.
입학식부터 지각이라니.. "
" 어? 인화구나! 10시까지 아냐? 입학식 "
" 아냐. 신입생은 9시까지 일찍 와 있어야한데.. 늦었다. 빨리 가자. "
" 응! 그래 빨리 가자. "
인화는 용석이의 죽마고우다. 둘은 초등학교때 부터 중학교까지 항상
같은 학교이고 같은 동네에 살아서 무지 친한 사이이다. 인화라는 아
이는 무지 재밌는 아이인데. 그 아이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 소개한다.
야간 자율학습 시간, 반장인 영선이가 아이들에게 소리 쳤다.
" 너희들 조용히 좀 해~! 그리구 뒤에서 과자 먹는애 누구야? "
영선이는 뒷자리로 뛰어가서 얼른 과장봉지를 빼앗아 휴지통에 팽가쳤다.
" 앞으로 자율 학습시간에 과자먹으면 이름적어서 선생님께 드릴테니,
알아서 잘들 해~ "
순간 교실은 조용해 졌으며. 모두들 5일 밖에 안 남은 모의고사 준비를
했다. 그런데. 일이 터져 버렸다. 부반장인 인화가 휴지통에서 꼼지락
거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영선이가 인화에게 다가서자. 인화가 씨익
쪼개며 영선이에게 말했다.
" 영선아. 이 과자 새로 나온건가봐. 무지 맛나다. 너두 먹어봐 "
인화의 그 행동에 교실은 온통 웃음 바다로 되었고 무툭툭한 영선이의
얼굴에도 살며시 웃음이 어렸다. 인화가 먹고 있던 과자는 좀 전에 영
선이가 휴지통에 버린 과자였다. 인화는 시험때문에 뻣뻣하게 굳어있는
아이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그런 행동을 한 것이였다.
" 인화야 안 늦은거 같은데? 줄이 길지 않아. "
" 응. 그런거 같네. 나 우리반 갈테니. 이따가 보자. "
" 그래 이따가 집에 갈 때 정문 앞에서 만나자. "
그때 였다. 용석이가 인화와 헤어진 후 자기 반을 찾아갈려 할 때,
그의 시야에 한 소녀의 모습이 들어 왔다.
마치 영혼이 빠져나갈 듯한 기분이라 할까? 용석이는 그 자리에서
한참 동안이나 넋을 잃은 채 그 소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단지 얼굴만 잠시 보았을 뿐인데, 잠시 그의 옆을 스쳐 지나갔을
뿐인데. 용석이는 그 소녀의 고운 얼굴을 머리 속에 꼬옥 간직한
채 입학식을 끝마쳤다.
- 하교길 -
' 인화가 마니 늦네?! 먼저 가버렸나? 에이.. 설마.. '
여학생들 무리가 정문에 이르렀다. 핫~! 용석이의 시야에 아까 본
소녀의 모습이 또 들어왔다. 그의 가슴은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처럼
용솟음 쳤으며, 그의 눈은 조심스레 그녀를 향해 있었다. 지금 그의
눈에는 그 소녀가 천사로 비추고 있음에 틀림없었다.
그때였다.
" 앗~아~~아~~으... " - 목소리가 안으로 들어가는 비명소리,
하지만 몸은 태연하다.
인화가 용석이에게 필사의 똥침을 놓았다.
" 오잉? 안 아포? 느낌이 정 중앙이였는데.. 음? "
" 으~ 인화~ 너~" - 여전히 목소리가 안으로 들어가 말이 안나오는 용석,
하지만 몸은 여전히 태연하다. 더우기 그 소녀가
보고 있는데 어떻게 몸을 비비 꼬으겠는가?
여학생들의 무리가 다 지나가고 나서야. 용석이는 인화와 한바탕을 했다.
" Ronud One Fight!! "
한바탕 난리를 피운 그들은 가까운 분식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떡뽁이와 순대를 시켜놓고서...
" 인화야. 울학교에 정말 이쁜애 있어. 천사같아 하늘에서 내려온 "
" 헐헐. 이 녀석이 아까 똥침을 맞더니 정신까지 이상해졌나?
울학교에 이쁜애가 왜 오겠냐? 이쁜 애들은 다 여종고에 몰렸어. "
" 아냐. 정말이래두.. 진짜 천사같아. "
" 헐 진짜냐? 너 첫눈에 반하기라도 한거야? 공부밖에 모르는 네가? "
" 으핫~ 그런건 아니고. 그냥 이쁜 애 있다고 " - 좀 버벅거린다.
" 용석이~ 너!! 수상해~ " - 뱁새 눈을 하고 용석이를 야려본다.
하지만 용석이는 그 소녀에게 첫 눈에 반했음에 틀림없었다. 인화의 말에
버벅거리며, 대답 못하는 모습과 한참이나 그 소녀를 넋 나간채로 지켜보
고 있던 모습에서.. 그리고 여자를 모르는 그로서는 처음으로 갖는 설레이
는 느낌이라서 이 것이 사랑이라는 감정이라고는 생각치 못했을 거다.
" 아~씨~ 뱃 속에 거지가 들어 앉았나? 배고파 죽겄네.
아줌마!! 여기 언제 나와요? 빨리 좀 갖다 줘요. "
" 네. 지금 나갑니다~! "
" 맛있겠다. 용석아 빨랑 먹자." - 순대를 2~3개씩 입에 넣으며..
" 응? 너나 많이 먹어..
난 별로 생각 없어. " - 역시 용석이는 그 소녀에 대한 생각에
입맛을 잃은거 같다.
" 떡뽁이 나오믄 순대 찍어 먹을라고 기다리냐?
그 전에 내가 다 먹을꺼다. 으캬캬!! 단무지라도 좀 먹어~ "
떡뽁이가 나왔다. 하지만 용석이는 입에 대는둥 마는둥 하며,
역시 인화가 떡뽁이까지 다 먹어 치웠다.
" 용석아 돈 있지? 내가 다음에 살께... " - 괜시리 미안한 척하며,
언제나 얻어 먹는 주제에..
" 응! 그래 좋아. " - 전같으면 또 치열하게 한바탕 치뤘을 텐데..
순순히 계산을 한다.
" 용석이~ 너
진짜 사랑에 빠졌구나.
하하하. 축하한다!! " - 장난끼 어린 소리로, 하지만 음식을
거의 입에 대지도 않은 용석이가 계산을
해서 미안해서 그런지..
" 응? 아니라니까. 나 먼저 간다. " - 마음을 그 소녀에게도 들킨
것도 아닌데. 인화의 그 말에
마음이 들키기라도 한듯 놀라서
집을 향해 허겁지겁 뛰어간다.
그렇게 집에 도착한 용석이. 책상 앞에 멍하니 앉아있다.
사실 멍한 것이 아니라. 머리 속은 온통 그 소녀 생각뿐..
' 이름이 뭘까? 여자이니 3반일테지.. 아! 보고싶다.
이런게 사랑이라는 걸까? '
열 일곱 어린 소년의 가슴에 작은 불씨가 타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아직 모르고 있었다. 그 불씨가 나중에는 활활타는 사랑이 될
것이라는 것을.. 어린 용석이는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용석이가 그 소녀에 대해서 좀 더 알게된 것은 학기가 시작된지 1주일
만이였다. 그 1주일 동안 등교길에서, 매점에서, 운동장에서, 그 소녀
와 무수히 많이 스쳐 지나갔지만, 멀리서만 바라 볼 뿐 말을 건낸다는
것은 그로서는 상상 할 수 조차 없었다.
그 소녀의 이름은 이지윤, 그녀와 중학교 동창인 반 친구에게서 알아낸
것이였다. 그리고 주소와 전화번호도 초코빵 5개로 알아 내었다.
용석이는 지윤이를 좋아하는 마음을 남들에게 들킬까봐서, 무지 조심했
으며, 그 결과 그의 친구들 누구도 그가 지윤이를 마음에 두고 있음을
눈치채지 못 하고 있었다.
마음만 조리며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중간고사를 보았는데.
용석이는 입학할 당시 전교 6등으로 들어올 정도로 수재였지만,
지윤이 생각때문인지. 전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 아~ 어떡해야지? 우~ 모르겠다 ' - 정석책을 잡으면 지윤이네
전화번호가 떠오르는 용석.
' 그래 편지를 쓰자. 그애에게 내 마음을 전하면
공부하기도 훨씬 수월해 질꺼야. 분명히.. '
용석이는 결심을 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지윤이에게 편지를 쓰기로..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이름을 밝힐 정도로 용기가 있지 않았다.
보내는 사람 란에는 항상 " From The Destiny " 라고만 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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